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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기도 동참을 호소하는 사목서한

사랑하는 교우, 수도자, 성직자 여러분!

교황의 선종과 새 교황의 선출과 관련해서 보여주신
여러분들의 기도와 정성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여러분들의 기도 덕분에 우리는 슬픔을 이겨내고 다시금
제 자리에로 돌아가 새로운 목자를 맞이하는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사목 서한을 통해 교구 설정 40주년 기념 위원
회 산하 <내적 쇄신소위원회>가 제안하고 추진하고자 하는
가정기도에 대해 우리 모두의 관심과 동참을 요청 드립니다.

한국사회는 지난 40년 사이에 급격한 사회 변동을 거쳐 왔습니다.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서구사회가 200년에 걸쳐 서서히 겪은 변화를 짧은 시간 안에 압축하여 겪었습니다. 이러한 급격한 사회변동은 농촌의 해체와 도시화를 초래하였습니다. 아울러 이 급격한 사회변동은 산업화와 맞물려 진행되었습니다. 산업화는 가족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삼대가 함께 살던 대가족은 핵가족으로 변화되었고, 핵가족은 최근에 들어와서는 미혼가구, 이혼가구, 결손가구, 독신가구, 노인독거가구, 동성애 가구 등의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가족의 해체와 그에 따른 핵가족화는 증가하는 이혼, 출산의 저하, 노인 세대의 증가, 집단적인 이기심의 발로, 개인주의적인 사고방식 등의 현상을 노정하고 있습니다.
핵가족은 가족 구성원의 숫자가 줄어들면서 부부간의 의사소통과 친밀감의 교류 등이 중요한 가치로 등장합니다. 의사소통과 친밀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부부간의 갈등과 마찰이 발생하고, 이러한 갈등과 마찰은 많은 경우 자칫 가정폭력 또는 이혼으로 이어져 가정해체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부부는 서로가 서로에게 사목자 입니다. 부모와 자녀 역시 서로가 서로에게 사목자입니다. 사목은 서로 죽이는 것을 목표로 삼지 아니합니다. 그 대신 서로 살림을 목표로 삼습니다.

한국사회가 경험하는 물질적인 풍요도 결혼과 가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합니다.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않을 뿐 아니라,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원하지 않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독신을 선택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독신은 이제 새로운 삶의 형태로 자리 잡아 가고 있습니다. 자녀 출산과 양육에 대한 부담은 결국 낙태로 이어지고, 육체적 건강을 우선시키는 가치관의 확산으로 정신적인 가치를 무시하는 경향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육체적 쾌락을 추구하는 문화적 유행과 풍조는 생명을 경시하는 결과를 초래 합니다. 이처럼 우리의 가정은 해체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가정이 직면하고 있는 해체 위기에 우리 신앙 공동체의 책임이 크다 할 수 있습니다. 그 동안 한국의 가톨릭교회는 양적인 팽창에만 집착하여 교세를 불리는 사목에만 전념하였습니다. 그리고 대형 건물과 같은 외형적 하드웨어 확충에만 치중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신앙 공동체의 내적인 성숙은 언제나 우선순위에서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그 결과는 믿음과 삶의 괴리감으로 나타납니다. 믿음이 삶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삶이 믿음으로 수렴되지 못했습니다.

믿는 바를 사는 신앙이 참 신앙입니다. 이런 신앙을 가꾸는 교회가 바로 가정교회입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당신의 사도적 권고 '가정 공동체'에서 "그리스도인의 가정은 '작은 교회', '가정교회'이다. 왜냐하면 가정은 자녀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도록 부름 받은 첫 번째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고 하셨습니다.(가정공동체 3항) 가정교회가 제자리를 찾고 바로 설 때 우리 모두가 믿는 바를 삶으로 증거하는 신앙 인, 세상의 빛이 되는 교회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의 조사에 따르면 가정 문제와 관련해서 본당으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고 하는 응답이 74.6%에 달합니다. 앞으로 가정 문제와 관련해서 20.6%만이 사목자 또는 수도자와 의논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가정 사목에 대한 중요성을 짚어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정 사목은 이제 우리가 피해갈 수 없는 시대의 요청입니다.
이러한 시대의 요청을 우리는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가정 사목을 그냥 사목의 일부가 아니라 사목의 중심으로 삼아야 합니다. 이로써 해체되고 무너지는 가정의 위기 속도를 조금이나마 늦출 수 있을 것입니다.
가정 사목은 가정기도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것입니다.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가족서로를 위해 시간을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별히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 것보다 가족서로에게 더 소중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가정기도는 가족 서로의 상처를 낫게 해주고, 삶을 되돌아보며,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를 깨닫게 하고, 미래를 향한 빛과 영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뿐만 아니라, 기도는 모든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줍니다.

잘 아시고 계시리라 믿습니다만, 저희 교구는 2006년에 교구 설정 40주년을 맞이합니다. 교구 설정 40주년을 준비하면서 단지 외형적인 행사나 사업에만 몰두하지 아니하고, 40주년을 계기로 우리 신앙 공동체가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공동체로 쇄신되기 위한 영성을 축적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갈라 3, 26) 살아가는 영성을 키우기 위해 우리 교우 모두가 기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적쇄신 소위원회는 ‘교구민의 신앙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 가운데 가정의 해체와 위기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고 가정을 다시금 제자리에로 돌려놓기 위한 <가정기도> 운동을 전개합니다. 이 운동을 통해 참으로 ‘예수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가정'을 가꿀 수 있을 것입니다. 구체적인 가정기도 방법이나 시간에 대해서는 이미 2005년 3월 20일 발행된 <마산주보>1624호에 개재하였습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매일 저녁 9시를 가정기도 시간으로 정하였습니다.
아우구스띠노성인께서는 “가장(家長)은 가정교회의 주교 이다.”고 하셨습니다. 가정교회의 구성원인 가족 모두의 구원이 가장의 결심에 크게 좌우됩니다. 어릴 때부터 기도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보다 자녀에게 물려줄 더 큰 유산은 없습니다. 정한 시간에 가족이 모여 함께 가정기도를 바치도록 모두 동참해주시기를 거듭 간곡하게 요청합니다. 우리 교구의 각 가정이 저녁 9시, 같은 시각에 함께 모여 두 손을 모으고 정성을 모아 화목하고 건강한 성가정을 가꾸기 위해 기도한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입니다. 이 보다 더 하느님께서 기뻐하시고 우리 모두에게 큰 축복을 주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교구민 여러분 모두 하느님으로 인해 행복을 누리시기를 기도드립니다.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는 일에 우리 모두 동참합시다.


2005년 5월 1일
교구장 안 명 옥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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