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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교우, 수도자, 성직자 여러분!
곳곳에서 새로운 생명의 기운을 감지하는 계절입니다. 이 아름다운 생명의 계절에 우리 신앙 공동체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대축일을 경축하고 기념합니다.
모든 교우, 수도자 그리고 성직자 여러분에게 부활하신 주님께서 선물로 주시는 영원한 생명을 가득 받으시고 기쁜 부활 축일 맞이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우리는 지난 40일 동안 사순 시기를 보내면서 고행과 보속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고 그분의 부활을 기다려왔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참담합니다.

우리의 현실
지구촌에 금융위기가 닥치고 그 결과는 경제 위기로 치닫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주체할 수 없는 무기력 속에서 힘겹게 살아갑니다.
절망하고 좌절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사람들은 마치 죽지 않을 것처럼 온갖 욕망과 탐욕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잠시라도 틈을 내어 자신과 자신의 삶을 깊이 들여다볼 겨를도 없습니다. 모든 가치와 판단의 기준은 돈입니다.
우리 모두가 돈벌이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경제가 어려운 시절이니 요즈음은 더욱 더 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부서지고 깨어진 세계 속에 많은 사람들이 어쩔 줄 몰라 하며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왜 우리의 삶이 이토록 부서지고 망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인간의 탐욕과 하느님 없는 삶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금융위기와 경제위기의 원인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인간의 끝없는 탐욕과 욕심입니다.
특히 돈 그리고 재물에 대한 탐욕과 욕심입니다.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소유하고자 하는 탐욕과 욕심입니다.
아울러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이 부서지고 깨어진 세계의 원인은‘하느님 없이’살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싶습니다.
사도 바오로는“이 세상에서 아무 희망도 가지지 못한 채 하느님 없이 살았다.”(에페 2,12)는 사실을 주지시켜 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희망을 가지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처럼 슬퍼하지”(1테살 4,13) 말라고 격려하십니다.
부서지고 깨어진 세계를 자초한 것은 우리의 자업자득입니다. 인간이 원인을 제공했으므로 인간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그런데 인간은 스스로 이러한 책임 의식을 갖추고 있으며, 이 좌절과 절망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확보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어디에서 좌절과 절망을 넘어설 수 있는지도 물어야 합니다.
특히 우리가 믿는 하느님께서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와 고민을 해결 하도록 우리를 도와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외면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외면하면 하느님 없이 살아갑니다.
입으로는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정작 하느님을 믿어야 하는 절대 절명의 순간에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외면합니다.

우리의 희망 - 하느님과 십자가
하지만 우리가 믿는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안다면 하느님 없이 사는 삶을 버리고 하느님과 함께 사는 삶을 선택할 것입니다.
우리의 하느님께서는 온갖 역경과 곤경에서 우리를 건져 주시고, 온갖 고초에서 우리를 지켜주시고 보호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자비하시고 너그러우시고, 분노에 더디시고 자애와 진실이 충만하십니다.
우리의 하느님께서는 “목숨을 부지하려고 무엇을 먹고, 마시며, 입을까 걱정하지 마라. 하늘에 계시는 너희 아버지께서는 하늘의 새까지도 먹여 주신다.
너희는 그것들보다 더 귀하지 않으냐.”(마태 7,25-26)고 말씀하시는 분이십니다.
“오늘 서 있다가도 내일이면 아궁이에 던져질 들풀까지 하느님께서 입히시거늘, 너희야 훨씬 더 잘 입히시지 않겠느냐.” 하시며 “걱정하지 마라.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필요함을 아신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 7,32-33)고 말씀하시는 분이십니다.
또한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주시겠느냐.”(마태 7,8.11)고 말씀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왜 이러한 하느님의 말씀을 귀담아 듣지 않는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하느님이 존재하신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감사합니다. 우리가 이러한 하느님을 알고 사랑하고 믿는다는 사실에 감사합니다.
하느님 역시 우리를 알고 사랑하신다는 사실에 감사합니다.
하느님은 인간을 멸망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이 세상 안으로 들어오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를 기억하시고, 우리를 결코 홀로 버려두지 않으신다는 사실 때문에 기뻐합니다.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을 알고, 믿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요한 17,3).

나를 넘어 너를 향한 삶 - 부활의 삶
그리스도를 안다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보여 주신 삶과 죽음, 곧 ‘모든 이를 위하는’ 그분의 구원 활동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모든 이를 위한 그리스도의 활동을 우리의 존재 방식으로 삼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부단히 ‘나’ 이외에, ‘이웃’을 위해 살아갈 것을 요청하십니다.
그 결과 우리 역시 모든 이를 위한 존재로 살아야 합니다. 모든 이를 위한 존재로 산다는 것은 모든 이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벗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말씀하셨음에도 우리는 지금까지 나만을 위한 삶을 살았습니다.
나만을 위한 삶이 이제는 무너지고 깨어지고 망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너를 위한 삶으로 우리의 길을 바꾸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남은 것은 너를 위해 사는 길밖에 없지 않습니까? 달리 다른 길이 있습니까?
너를 위해 사는 길이 바로 나를 위해 사는 길이라는 진리를 깨달아야 합니다. 그 길이 나와 너를 살리는 공생과 상생의 길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나의 것을 이웃과 나누고, 내가 지금 누리는 행복마저도 어쩌면 이웃의 희생의 대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이웃을 위해 나를 양보하고 희생하여 이웃을 살리는 일에 헌신해야 합니다.
탐욕으로 어지러워 진 사랑의 질서와, 너까지도 포함하는 사랑의 사회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가난하게 태어나시고, 자기의 것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이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부유하고 자유롭게 사신 예수 그리스도처럼 살고 죽어야겠다는 결심을 세워야 합니다.
하느님 없이 살아 온 우리의 삶을 이제는‘하느님과 함께’라는 삶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결단을 세우지 않으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공멸뿐입니다.
왜냐하면‘하느님’이라는 단어는 인류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풀어 낼 수 있는 열쇠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든 것을 잃는다 할지라도 결코 아쉬워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그리스도를 얻고, 그분 안에 머물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죽음을 겪으시는 그분을 닮아 그분의 부활의 힘과 능력을 믿고, 그분의 고난에 기꺼이 동참합니다.
이렇게 삶으로써 우리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살아나시는 그분의 부활에 우리도 동참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부활이라는 영원한 생명 이외에 우리가 달리 욕심을 부려야 할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우리 교구민 모두가 죽음을 넘어 생명의 부활로 건너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신앙 고백하며 살아간다는 사실에 긍지를 느끼시기를 기원합니다.
경제가 어렵다고 기죽어 지내지 마시고 어려울 때일수록 나누며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부활하신 분께서 우리들의 믿음의 여정에 동행하시어 언제나 우리와 함께 머무시기를 기원합니다.

2009년부활 대축일을 맞이하면서

교 구 장 안 명 옥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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