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2009.02.17 23:15

어머니와 나무

조회 수 6259 추천 수 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img65_tmp.jpg

어머니와 나무
바구니를 건네며 어머니는 말씀하셨지요.
"매끈하고 단단한 씨앗을 골라라.
이왕이면 열매가 열리는 것이 좋겠구나.
어떤걸 골라야 할지 모르겠더라도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아라.
고르는 것보다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물건을 살때는 아무에게나 가격을 묻고
오는 길에 네 짐이 무겁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오는 길이 불편하다면 욕심이 너무 많았던 게지.
또 오늘 산 것들에 대해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는 말아라.
사람들은 지나간 것에 대해 생각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곤 하지.

씨앗을 심을 때는 다시 옮겨 심지 않도록
나무가 가장 커졌을 때를 생각하고 심을 곳을 찾으렴.
위로 향하는 것일수록 넓은 곳에
단단히 뿌리를 내려야 하는 거란다.
준비가 부실한 사람은 평생 동안
어려움을 감당하느라 세월을 보내는 법이지.

모양을 만들기 위해 가지치기를 하지 말아라.
햇빛을 많이 받기 위해선 더 많은 잎들이 필요한 법이란다.
타고난 본성대로 자랄 수 있을 때,
모든 것은 그대로의 순함을 유지할 수가 있단다.

낙엽을 쓸지 말고, 주위에 피는 풀을 뽑지 말고,
열매가 적게 열렸다고 탓하기보다
하루에 한 번 나무를 쓰다듬어 주었는지 기억해 보렴.
세상의 모든 생각은 말없이 서로에게 넘나드는 거란다.

우리는 바람과 태양에 상관없이 숨을 쉬며
주변에 아랑곳없이 살고 있지만,

나무는 공기가 움직여야 숨을 쉴 수가 있단다.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것과 나무가 움직여
바람을 만드는 것은 같은 것이지.

열매가 가장 많이 열렸을 때 따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며칠 더 풍성함을 두고 즐기는 것도 좋은 일이지.
열매 하나하나가 한꺼번에 익는 순간은 없는 거란다.
어제 가장 좋았던 것은 오늘이면 시들고,
오늘 부족한 것은 내일이면 더 영글 수 있지.

그리고 열매를 따면 네가 먹을 것만 남기고 나눠 주렴.

태풍이 분다고, 가뭄이 든다고 걱정하지 말아라.
매일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면 나무는 말라 죽는 법이지.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란다.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은 아프고 흔들린다는 걸 명심하렴..."

어머니가 주었던 씨앗 하나...
마당에 심어 이제는 큰 나무가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떠난 지금도...
그래서 웃을 수 있습니다



  1. 진실보다 아름다운 거짓

    Date2009.07.08 By관리자 Views7483
    Read More
  2. 내가 살아가며 배운 것은

    Date2009.05.28 By최명숙 Views6641
    Read More
  3. [시] 물빛 선생님

    Date2009.05.15 By최명숙 Views6773
    Read More
  4. 복음화아카데미포스터

    Date2009.05.07 By안상덕 Views6606
    Read More
  5. 성모성월을 기다리며......

    Date2009.04.29 By안상덕 Views6707
    Read More
  6. 주님과함께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Date2009.04.12 By안상덕 Views6024
    Read More
  7. 어느 어머니의 이야기..

    Date2009.04.06 By최명숙 Views6509
    Read More
  8. 김수환추기경님 이야기<옮김>

    Date2009.03.10 By안상덕 Views6251
    Read More
  9. 어머니와 나무

    Date2009.02.17 By최명숙 Views6259
    Read More
  10. 사소한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하여<옮김>

    Date2009.02.07 By안상덕 Views6186
    Read More
  11. 구노의 '아베마리아' <옮김>

    Date2009.01.10 By안상덕 Views6460
    Read More
  12. 소망을 주는 사람(옮김)

    Date2009.01.04 By안상덕 Views6187
    Read More
  13. 길(옮김)

    Date2008.12.25 By안상덕 Views6190
    Read More
  14. 내마음의 산타클로스

    Date2008.12.24 By안상덕 Views6144
    Read More
  15. 공부<성탄의 역사와 의미>

    Date2008.12.21 By안상덕 Views6284
    Read More
  16. 대림의 기쁨(옮겨옴)

    Date2008.11.30 By안상덕 Views6352
    Read More
  17. 병상의 김수환추기경(옮겨옴)

    Date2008.11.27 By안상덕 Views6335
    Read More
  18. 이 시대의 징표를읽어라<옮김>

    Date2008.10.07 By안상덕 Views6557
    Read More
  19. 다시 세상을 태어나도

    Date2008.09.26 By최명숙 Views6847
    Read More
  20. 가을은 사람을 아름답게 만드는 계절이다

    Date2008.09.26 By최명숙 Views807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