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신도 주일 강론 자료
작은 실천으로 대희년을 준비합시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지금부터 234년 전인 1784년 평신도들의 손으로 이 땅에 세워진 한국천주교회는 하느님을 증거 하기 위하여 순교까지도 마다하지 않은 신앙 선조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 교회 공동체가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평신도의 위상과 사도직의 책무가 분명해 지면서 우리 교회도 ‘평신도의 날’을 제정하게 되었고 오늘 ‘51번째 평신도 주일’을 맞이하였으며, 아울러 지난해 오늘 시작한 ‘평신도 희년’을 마무리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흔히 “마침은 또 다른 시작이다”라고 말합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의 평신도 역사를 다시금 생각하면서 이제는 보다 성숙되고 안정된 상황에서 다가올 2067년 더 큰 기쁨의 ‘평신도 대희년’을 향하여 나아가야할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의 말씀은 우리에게 믿음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사렙타 마을 과부의 단지에 밀가루가 떨어지지 않고, 병에 기름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그 과부가 엘리야 예언자가 전해주신 주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었기 때문입니다. 제2독서의 말씀에서는 하느님의 외아들이신 그리스도께서 죄인인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당신 자신을 희생 재물로 바치신 사랑의 실천을 통하여 우리 가운데 희망을 불러일으킵니다.
이처럼 믿음과 희망, 하느님의 사랑을 일깨워 주는 독서의 말씀은 주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들에게 어떻게 사는 것이 이 시대의 그리스도인으로서 합당한 삶을 사는 것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그래서 저는 평신도 주일을 맞아 그중에서도 우선 2가지라도 실천하자는 제안을 드립니다.
첫째, 봉사의 삶을 살자는 것입니다,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 실천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야고보 2,14)’라는 말씀처럼 우리의 신앙과 믿음에는 실천이 따라야 합니다. 특히 봉사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웃을 위하여, 나아가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를 위하여 봉사한다는 것은 평신도의 직분이며 복음화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봉사를 하면서 받은 여러 가지의 상처로 봉사의 기쁨을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신앙심까지도 소진시켜가는 안타까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도 볼 수 있습니다. 열심히 봉사하는 그들에게 따뜻한 격려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그 격려의 한마디가 봉사자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봉사의 삶을 실천하실 것을 당부 드리면서 전통적으로 우리교회는 자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단식은 기도보다 더 좋고, 자선은 단식과 기도보다 좋습니다.”라는 코린토인 들에게 보내는 둘째 편지의 말씀처럼 자선은 우리 신앙의 핵심적 실천과제입니다.
저는 자선 중에 최고의 자선은 자기 자신을 내어 놓는 것,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을 바쳐 봉사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결코 싶지만은 않겠지만 다른 누군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곧 은총이고 축복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우리의 봉사는 분명 하느님과 우리 교회가 기억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환경을 살리는데 앞장서자는 것입니다.
교황성하께서 교황회칙 ‘찬미 받으소서(Laudato Si)를 반포하시면서 환경의 위기에 대하여 우리에게 깊은 내적인 회개를 요청하셨습니다.(회칙 217항) 하느님께서 만드신 우리 인류의 ’공동의 집‘인 지구를 지키는 소명 실천은 곧 성덕생활 그 자체로서 결코 자연과 환경이 경제적 논리에 의하여 황폐해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신앙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보다 높은 윤리성을 요구 받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작품인 우리의 자연과 환경을 살리는데 우리들이 앞장섬으로써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지키는데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거창한 것 보다는 우리의 일상에서 일회용 컵과 비닐봉지를 사용하지 않고, 세제대신 EM을 사용하면서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는 것과 같은 작은 실천이 신음하고 있는 우리의 환경을 살리는 것입니다. 무릇 ‘환경을 살리는 일은 신앙인의 의무이고 회개의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평신도의 대희년을 향하여 새로운 준비를 시작하는 우리 평신도들은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요한 15,16)는 주님의 말씀에 오롯이 의탁하면서 그동안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평신도의 사명에 충실하였고, 지금 이 순간도 충실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충실하실 우리교구의 모든 평신도 가족 여러분들께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가득하기를 기도드립니다.≪끝≫
2018년 11월 11일
천주교마산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