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2014.11.01 21:16

신앙고백 – 연도

조회 수 397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부활의 희망을 노래하는 신앙고백 연도

 

천주교 신자의 장례식장에는 으레 연도(煉禱)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빈소에 오신 신자 분들(특히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은 두 패로 나뉘어 시편 기도를

주고받습니다. 시편 구절이 서로 오갈 때, 그것을 그저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창을 하듯

구성진 가락으로 읊어 나갑니다. 슬픔에 빠진 상주는 물론 비신자 문상객들도 죽은 이를

위한 기도인 연도의 가락에 마음을 실어 슬픔을 달래며 망자의 부활을 기원합니다.


한국의 천주교는 이처럼 연도를 통해 타 종교와는 다른 형식의 장례 풍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죽은 자를 위한 봉사이기도 하지만,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 곁을 지켜주고

그들을 돕는 봉사 행위도 되는 연도를 경험하고,그 봉사에 매료되어 가톨릭 신앙을 찾게

된 분들도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연도란 연옥에 있는 영혼을 위한 기도라는 뜻의 독특한 기도 방식으로 요즈음에는

 위령기도라고도 부르지만, 여전히 연도라는 용어가 널리 통용되고 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그 유래가 박해시대로거슬러 올라갑니다. 유교문화가 뿌리깊이

정착된 당시 조선사회에서 제사를 지내지 않는다는 것은 효와 대치되는 것이었지만 죽은

이를 위한 기도인 연도는 이런 갈등을 해소시킬 수 있는 돌파구였습니다.


오늘날 가톨릭 기도서에 해당하는 천주성교공과에 연도의 내용이 최초로

기록되어 있으며 한국 교회의 첫 상장례 예식서인 천주성교예규에도 그 내용이

자세히 담겨져 있습니다.

흔히 시편 129편과 50, 성인호칭기도, 찬미기도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연도는 본래

성직자 수도자들이 바치는 위령 성무일도에서 시편의 선택과 기도문들이 유래하였습니다.


하지만 기도문에 화음이 들어가지 않은 단성의 가락을 붙여 창을 하듯 노래하는 것은

우리의 선조들이 외래 전통을 우리 문화 안에 받아들이며 만들어낸 독특한 예식으로

한국 가톨릭 종교문화 가운데 가장 자연스럽게 토착화를 이룬 좋은 예라고 하겠습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던 연도는 초기에는 각 교구마다 연도문이 달라서 혼선을

빚기도 했으나 1991년 처음으로 오선악보에 채록됐고 2003년 주교회의에서 상장예식을

마련하면서 전국이 같은 가락으로 연도를 바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천주성교예규연도는 첫째로 노래하는소리로서 내 생각을 들어 주께 향하게

하여 내마음을 수렴하게 하고 더욱 구원을 향한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밝히고

 우리가 죽음의 슬픔 가운데 있지만 우리의 슬픔은 희망 없는 믿지 않는 이들과 다르기

 때문에 노래로 연도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연도는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부활신앙으로 들어올리고, 공동체가 함께

끊임없이 기도하는 정신을 이어가는 행위의 하나로 높은 전례적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장례기간이나 기일에만이 아니라  평소 자신의 성찰과 회개,

연옥영혼들의 구원을 위해 봉헌할 수있는 대표적인 기도라 하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8 생활 속의 복음] 연중 제3주일-또 다시 어제와 결별하고 -평화신문에서,, 관리자 2006.01.24 4260
67 생활 속의 복음] 연중 제4주일- 주님 마음에 드는 사람 -평화신문에서,, 관리자 2006.01.24 4387
66 성탄을 축하드립니다. 1 file ggonjoseph 2008.12.25 9053
65 소그룹피정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김성민 2007.09.21 4147
64 수단의 슈바이쳐 '울지마 톤즈' 1 안상덕 2010.04.05 5666
63 수품30주년 축하 미사 강론(안명옥.프란치스꼬 하비에르 주교)-유영봉 총대리신부 관리자 2005.12.08 4317
» 신앙고백 – 연도 김덕곤 2014.11.01 3976
61 신임회장님께 드립니다. 최명숙 2010.10.26 4209
60 안녕하십니까? 손해규 2008.12.15 4671
59 안중근의사 의거 100주년 영성특강을 마치고.... 1 file 안상덕 2009.11.19 6153
58 양덕성당 손춘복(가브리엘라) 인터뷰 동영상 3 양덕성당 2008.10.27 5987
57 양덕성당 평신도대회 참가자 명단 file 김즈가리야 2008.10.31 3826
56 여름휴가는 '책읽는 그리스도인'을 체험하는 쉼이 됩시다 안상덕 2010.07.23 3885
55 열심히 살다가 보면.............. 1 전부가 학이요 2008.10.25 5901
54 영성피정신청하기 2 안상덕 2009.02.22 9496
53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file 안상덕 2009.02.16 4779
52 완월본당 회장님 부친 선종 1 최명숙 2009.04.16 9508
51 위령성월에....주님께서 죄악을 헤아리 신다면 김덕곤 2013.11.26 4321
50 유능한 강사님을 추천해 주십시오 2 이시도로 2008.12.02 7042
49 은총은 내리는 비처럼 1 file ggonjoseph 2009.02.13 982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4 5 6 ... 7 Nex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