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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품30주년 축하 미사 강론(안명옥.프란치스꼬 하비에르 주교)

오늘 이 자리는 교구장님을 위한 기도와 축하와 감사의 자리입니다. 예전에는 교구장님의 축일 때마다 매년 사제단과 신자들이 이 성당에서 기념미사와 축하식을 가졌었습니다. 그러나 안주교님께서는 영명축일 행사뿐 아니라, 견진이나 사목방문 때 꽃다발마저도 못하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주교님 사제수품 30주년이고, 영명축일과 회갑 등이 겹쳐 주교님의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평협과 사제단 여성협의회 등, 제 단체의 뜻을 모아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바쁘신 가운데 이렇게 시간을  할애해주신 신부님들과 수녀님, 그리고 신자 분들께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우리는 주교님의 축일을 지내면서 교회 안에서 '주교직'이란 어떤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어떤 신부님의 농담처럼 주교는 주도(酒道)를 가르치는 분인가요? 많은 신자분들은 학생들이 반에서 반장을 뽑듯이, 주교님도 교구사제들 중에 뽑힌 대표 정도로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결코 그렇지가 않습니다.
제2차 바디칸 공의회는 '교회헌장'에서 주교직에 대해, "영원한 목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성부께로부터 파견되신 것처럼, 당신도 사도들을 파견하시고(요한20,21), 거룩한 교회를 세우셨으며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들이 세말 까지 목자로서 교회 안에 있기를 원하셨다고 가르치며 선언하는 바이다."(18항)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주교님들은 바로 사도들의 후계자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법에서는, "하느님의 제정으로, 성령을 통하여 사도들의 지위를 부여받아 계승하는 주교들은 교리의 스승들이요, 거룩한 예배의 사제들이며, 통치의 교역자들이 되도록 교회 안에 목자들로 세워졌다"(교회법375조)고 주교직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주교님은 단순히 사제단의 대표가 아니고, 주님으로부터 세워진 사도들의 후계자요, 구원의 진리를 해석하고 전하는 교리의 스승이요, 하느님을 예배하는 모든 전례의 중심이며, 하느님의 백성들을 영원한 생명에로 이끌어 가실 사목의 책임자이십니다.
서기 110년,(로마의 트라야누스 황제 때에)'사자우리'에 던져저 순교하시고, '가톨릭'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신 교부,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께서는 '스미르나' 교회에 보낸 서간(8,2)에서 "주교직이야말로 신적(神的) 권위로부터 나온 직분이며, 주교가 있는 곳에 교회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우리교구의 모든 본당은 주교님의 본당입니다. 우리교구 15만 신자들은 영원한 생명을 향한 여정에 있어 주교님의 인도에 의지하고 있는 양들이며 백성들입니다. 나아가서 마산 교구민 250(248만여)만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느님 앞에 책임지신 분도 주교님이십니다.
저희 사제들은 부르심을 받아 주교님의 사목을 돕는 협력자들입니다. 그러나 주교님께서 신분을 확인해 주지 않으시면 사제들은 타교구나 다른 나라에 가서 합법적으로 성사 집행이나 미사봉헌도 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주교님과 일치하지 않을 때 사제들의 사제직이 제대로 수행될 수 없기에, 주교 품은 주님께 근원을 둔 사제직의 충만이며, 교구 사제들이 수행하는 사제직의 근간(根幹)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막중한 책임과 권한이 주교님께 주어져 있기에, 저희 모두는 주교님을 위해 기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때로는 '명옥'이라는 이슬 같은 이름과 작은 체구에 걸맞지 않는, 너무나 무거운 짐을 지신 주교님이 안쓰러울 때도 있습니다. 저희교구 한 원로 사제께서는 "주교 자리는 서품되는 그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큰 십자가를 지고 보속하는 자리이다."고 하셨습니다. 주교님이 매일 감당하시는 그 고뇌와 희생이 교구 설정 40주년을 계기로 우리 모두를 변화시키고 교구의 모습을 새롭게 할 누룩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분위기가 너무 무거운 것 같습니다.

여기서 '명옥'이라는 주교님의 존함에 얽힌 몇 가지 일화를 소개 할까합니다.
교구에서는 마산시로부터 '장애인복지관'을 수탁 받아 운영을 하고 있는데, 은행 거래를 하면서 "관장 백남해, 재단이사장 안명옥"이라는 서류를 자주 보게된 은행 직원이 "안명옥씨가 백남해씨 부인 이예요?"하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교구의 모든 본당과 공소와 학교와 시설들이 안명옥 재단이사장 이름으로 등재되어 있기에, 부동산 업계나 금융가에서는 안명옥 여사는, 대구의 이문희 여사와 함께 큰손으로 통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더 기막힌 일은 "우리 주교님 여동생 이름은 '명월'이인가? 명월이 명옥이 하니까 어디 기방(妓房)에서 자주 듣는 이름 같잖아?"하며 신자들이 한바탕 웃었다고 합니다. 여기엔 신학적인 주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요즘은 사목에도 써비스 개념이 도입되고, 사제는 타를 향해 자신을 내놓아야 하는 존재입니다. 본당 사목을 하다보면 매사에 참아야 하고, 때로는 못 먹는 술도 먹어야 되고, 음치라도 노래를 불러야될 때도 있고, 버스 안에서 막춤을 추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여러 신자들에게 기쁨을 주려고 애쓰다 보면, 신부는 기생처럼 되어야 할 때가 많습니다. 바오로사도께서는 "내가 어떤 사람을 대하든지 그들처럼 된 것은, 어떻게 해서든지 그들 중에서 다만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려고 한 것입니다."(1고린 9:22)고 하셨습니다. 주교님께서도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기 위해' 빼어난 명기(名妓)가 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명옥'이라는 이름보다 주교직에 더 어울리는 존함이 어디 있겠습니까?  

주교님께서 주교품을 받으시던 날 "목숨을 바쳐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시겠다."고 하신 그 다짐은, 아무리 어려워도 교구를 위해 필요하다면 어떤 일이라도 항상 받아들이시는 주교님의 열린 삶으로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주교님은 매사에 어른으로서 신중을 기하시고, 한번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지시고, 지나침도 부족함도 없는 절제된 균형감각을 지니셨기에, 우리들에겐 요즘 온 국민이 나라의 지도자 때문에 마음 조이는 그런 불안이 없습니다. 특별히 당신의 협조자이고 자녀라 할 수 있는 사제들 한사람 한사람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가지시고, 각자 나름의 모습대로 교회에 보탬이 되도록 하시려는 세심한 배려는 참으로 주교님이 사제들의 아버지임을 느끼게 해줍니다.
선천적으로 언쟁이나, 과격하고 거친 행동이나 말을 너무나 못 견뎌 하시면서도, 모든 무례를 참으시고 묵묵히, 안으로  안으로 감싸 안으시며 고통 당하시는 모습은, 존경을 넘어, 때로는 안쓰러움으로 밀려오기도 합니다. 주교님, 주교님께서 감당하시는 그 십자가가 바로 교구가 새로워지는 힘의 원천이 아니겠습니까? 저희는 주님께서 당신의 목자로 세우신 주교님과 항상 함께 하시며 지켜주시리라 믿기에, 마산교구는 비록 여러 가지로 열악한 현실이지만 희망이 있다고 확신합니다.  
주교님, 오늘 하루만이라도 모든 걱정을 내려놓으시고, 저희와 기쁨을 나누시기 바랍니다.  이 미사에 함께 한 본당 회장님들과 교구의 모든 기관단체장님들, 공소회장단 대표와 수도자들, 그리고 사제들이 마음을 모아 주교님의 축일을 진신으로 축하드립니다. 주교님, 힘내십시오. 저희들이 힘껏 돕겠습니다. "성체 앞에서 기도하는 사제를 보면, 갑자기 우리 본당이 부자가 된 것 같다."는 신자들의 말처럼, 자주 성체 앞에 머물며 긴 시간 기도하시는 주교님이 계시기에, 저희들은 든든하고 힘을 얻습니다. 자리를 함께 하신 교형 자매님들, 주교님께서 당신에게 맡겨진 직분을 기쁘게 수행하실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많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주교님 건강하십시오, 그리고 행복하십시오.  감사합니다.



you.jpg유영봉 야고보 총대리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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