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회 평신도 주일강론 자료]
감사와 나눔을 실천합시다!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쉰 두 번째로 맞이하는 평신도 주일입니다. 평신도 주일은 하느님의 백성인 평신도들이 교회와 사회 속에서 평신도 사도직을 능동적으로 실천하도록 격려하고 뒷받침하는 날입니다.
우리 천주교회는 우리나라의 첫 세례자이신 하느님의 종 이승훈(베드로)가 천주교 신앙을 더욱 깊게 배우고 싶어 1783년 늦가을에 동지사(冬至使) 행렬을 따라 북경으로 떠난 것을 기억하며 1968년부터 늦가을인 이맘때 평신도 주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그것은 선교사들의 도움 없이 자발적으로 복음을 받아들여 믿음의 싹을 틔운 신앙선조들의 열정적인 신앙을 본받아 실천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오늘 독서와 복음말씀은 우리에게 매우 적절한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제1독서에서 마카베오 형제들은 조상들을 통해 전해져온 하느님의 법을 어기라는 박해자들의 강요에도 “조상들의 법을 어기느니 차라리 죽을 각오가 되어 있소”하고 단오하게 거부합니다. 우리의 순교 선조들도 마카베오 형제들처럼 천주를 버리라는 온갖 회유와 협박에도 굴복하지 않고 목숨을 바쳐 신앙을 굳건히 지켜내었습니다. 우리 신앙 선조들에게는 하느님이 곧 생명의 주인이시라는 확고한 믿음과 영원한 생명을 주시리라는 굳센 희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넘어서는 영원한 생명에 대한 이 희망을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도 거듭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 사람들의 질문에 예수님은 “하느님은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라고 하시면서 죽음을 넘어서는 영원한 생명이 있음을 분명히 밝히십니다. 나아가 예수님 자신이 죽음에서 부활하심으로써 이 희망을 우리에게 생생히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예수님을 주님이요 그리스도로 믿고 선포하는 우리는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이 희망으로 우리는 주님께서 주신 계명의 길, 곧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그 길을 걸어갈 수 있습니다. 때로는 그 길이 힘들고 험난해서 지치고 비틀거리기도 합니다. 어떨 때는 넘어지고 쓰러지기까지 합니다. 그렇더라도 결코 믿음을 잃고 헤매거나 희망의 끈을 놓고 좌절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지치고 힘들 때 마다 하느님께서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보여주신 그 사랑의 은총으로 우리를 격려하고 힘을 북돋아 주시기를 간절히 청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의 주님이신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힘을 주시고 악에서 지켜 주실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가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당부하고 격려하는 말씀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가 굳건한 믿음을 간직해야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쓰러지지 않을 사랑의 열매를 맺기 위해서입니다. 사랑이 있을 때 우리의 믿음도, 우리의 희망도, 그리고 시련을 견디어 내는 우리의 끈기도 비로소 그 의미를 지닐 수 있습니다(1코린 13장 참조). 그러나 사랑은 말로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말이나 혀끝이 아니라 행동으로 진실하게 사랑하자”(1요한 3,18)는 요한사도의 말씀처럼 우리 모두 행동으로 사랑할 것을 굳게 다짐합시다. 그리하여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믿음과 우리가 품고 있는 희망이 거짓 믿음이 아니고 결코 공허한 희망이 아님을 드러내야 하겠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결코 크고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서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특별히 쉰 두 번째 평신도 주일을 맞아 우리나라 7대 종단(宗團)의 평신도들이 함께 결의 한 「스마트 폰(smart phon) 쉼 운동」과 함께, 우리가 받은 감사함을 이웃에게 나누는 「감사 나눔 운동」의 실천을 제안하면서, 아울러 당면한 「교구청 신축에 자율적인 동참」을 호소하고자 합니다.
먼저 「스마트(smart) 쉼 운동」의 실천입니다.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social media)의 홍수 속에서 이제 스마트 폰은 단순한 필수품을 넘어서 우리 몸의 한 지체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않을 정도입니다. 스마트 폰을 적절히 사용하면 매우 요긴한 문명의 선물이 되지만 작금의 상황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 폰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통계에 따르면 스마트 폰 이용자 5명 중 1명이 중독의 위험 군에 속할 정도로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신앙인부터라도 운전 중은 물론, 식사 때나 대화할 때에는 스마트 폰 보지 않기, 즉 「스마트 폰 쉼 운동」을 실천한다면 스마트 폰의 과다 사용으로 인한 정신적 피폐를 줄이면서 문명의 선물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함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이를 말이나 글과 같은 작은 행동으로 표현 하는 「감사 나눔 운동」 의 실천에도 함께 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우리 사회가 점점 각박해져 가는 이유 중에 하나는 감사할 줄 모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설령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를 제대로 표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먼저 모든 일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감사 나눔 운동」을 실천할 때, 그것은 분명 메말라 가는 우리 사회를 촉촉이 적시는 사랑의 단비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하루 한 번 ‘감사의 글쓰기’를 권해 드립니다. 하느님과 성모님, 그리고 자녀와 배우자, 특히 본당 내 형제 자매들께 문자 메시지나 손 편지를 보내거나 감사노트를 만들어 일기형식으로 써보는 것도 참으로 의미 있는 삶의 선물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일상의 작은 행동들이 우리들의 가정과 본당 공동체, 나아가 지역사회에 퍼져 나간다면 그 만큼 더 밝고 건강한 사랑의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교구청 신축에 자율적 동참하기」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현재 교구청으로 사용하고 있는 ‘가톨릭 문화원’은 건축한지가 무려 45년이나 되어 노후한데다 협소하여 오래전부터 신축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그야말로 18만 교구민의 숙원이었습니다. 교구장 주교님께서는 대림시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추진을 계획하시면서 무엇보다도 교구민들의 부담을 최소화 가운데 우리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호소하실 것으로 봅니다. 작금의 경제상황이 어렵겠지만 교구청 신축하는 영광을 우리 시대에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면서 우리 모두가 일치한 가운데 기도와 함께 벽돌 한 장이라도 봉헌하겠다는 자발적인 동참이 필요한 때라고 봅니다.
끝으로 「스마트 폰 쉼 운동」과 「감사 나눔 운동」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생활 속의 실천운동으로 자리 잡기를 바라면서 당면한 교구청 신축이 우리들의 기도와 자발적인 동참으로 아름답게 봉헌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아울러 황금돼지 해를 맞아 사랑실천 운동으로 전개한 ‘자선 돼지 저금통 키우기’에 동참해 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리면서 모든 형제자매님들과 가정에 하느님의 은총과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11월 10일
천주교 마산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