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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30 21:33

대림의 기쁨(옮겨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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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30 대림 제1주일
                                                  
이사63,16ㄹ-17.19ㄷ;64,2ㄴ-7 1코린1,3-9 마르13,33-37

                                                         
"대림의 기쁨"

마침내 대림초에 불이 붙었습니다.
우리 영혼의 대림초에 기쁨의 불이 붙었음을,
성탄의 주님께서 우리를 향해 출발하셨음을 뜻합니다.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특별 영성훈련기간인 기쁨의 대림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영롱하게 반짝이는 대림초가
주님을 기다리는 우리의 기쁜 마음을 대변합니다.

이 기쁨은 무슨 색깔일까요?
요즘 수도원 동녘하늘,
태양 떠오르기 전의 햇빛에 물든 아침 붉은 노을에 이어
떠오르는 태양의 아름다움 역시 환상적입니다.
바로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시기
우리 마음의 색깔도 이와 똑 같을 것입니다.
과연 여러분의 마음은 주님을 기다리는 기쁨으로 붉게 물들어 있습니까?

새벽 대림 1주 성무일도 때 역시
우리는 온통 오시는 주님을 노래했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가 왔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처음 믿던 때보다 구원이 더 가까이 다가 왔습니다.

밤이 거의 새어 대림의 낮이 가까웠으니,
우리 모두 어두움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빛의 갑옷을 입고 대림시기를 맞이합시다.

주님을 기다립시다.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시기입니다.
성탄에 오실 구세주를 기다리는 우리들이요,
마지막 종말의 때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우리들이요,
매일 미사를 통해 말씀과 성체로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우리들입니다.
오시는 주님께 대한 응답이 기다림입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기쁨, 기다리는 행복을 사는 복된 우리들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의 정의 ‘주님을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과연 여러분은 기다리는 분이 있습니까?
구체적으로 누구를 기다립니까?
주님을 기다려야 활력 넘치는 삶입니다.
우리의 희망과 믿음과 사랑의 유일한 대상인 주님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기다림이 없어 활력 없는 무기력한 삶입니다.
허무와 무의미한 삶에 길 잃어 방황입니다.

오늘 우리 수도자들은 ‘주님을 찬미하라.’ 목청껏 노래하며
주님을 기다렸고 주님을 만났습니다.
파수꾼이 새벽을 기다리기보다
우리 영혼 주님을 더 기다리는 기쁨으로 살아가는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이런 주님을 기다리는 기쁨이 없다면
도대체 무슨 재미로 사막 같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주님을 기다리는 기쁨을 상실한 자들을 보는
이사야의 연민의 마음에 저절로 공감합니다.

“주님, 어찌하여 저희를 당신의 길에서 벗어나게 하십니까?
  어찌하여 저희 마음이 굳어져 당신을 경외할 줄 모르게 하십니까?
  주님, 돌아오소서.”

주님을 기다리는 기쁨이 사라지면 마음은 저절로 무디어지고
하느님 경외하는 마음도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이어 우리 모두는 나뭇잎처럼 시들고,
우리의 죄악은 바람처럼 우리를 휩쓸어 갈 것입니다.
우리가 갈망하고 기다리는 주님은
바로 이사야가 고백하는 아버지이십니다.
이런 주님을 찾고 기다리는 우리들입니다.

“주님, 예로부터 당신은 ‘우리의 구원자’이십니다.
  당신은 저희 아버지십니다.
  저희는 진흙, 당신은 저희를 빚으신 분,
  저희는 모두 당신 손의 작품입니다.”

이런 주님이신 아버지를 잊어버려 불행입니다.
이런 주님을 찾고 기다리는 기쁨의 대림시기입니다.
하여 옛 초대교회 신자들,
‘마라나타! 오소서, 주 예수님!’ 간절히 기도하며 주님을 기다렸습니다.

늘 깨어 기도하십시오.
주님을 기다릴 때 저절로 깨어있기 마련입니다.
반가운 사람을 기다리며 잠자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깨어있으라는 말이 무려 네 번 나옵니다.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
‘문지기에게는 깨어 있으라고 분부한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깨어 있어라.’

진정 영적 삶을 추구한다면 예외 없이 깨어 있는 삶을 삽니다.
대부분의 문제들 영혼이 깨어 있지 않을 때,
잠들어 있을 때 발생합니다.
이 세상에 진정 깨어 사는 사람들 얼마나 되겠는지요.
하루 중 얼마나 마음의 눈 환히 뜨고 깨어 지내는 지요.
마음의 눈 환히 뜨고 깨어 이 거룩한 미사에 참여하시길 바랍니다.
우리의 영성생활이 궁극으로 목표하는 바도 깨어 있음입니다.
그러나 막연히 깨어 있음이 아닙니다.
주님을 간절히 기다리는 동기가 있을 때 깨어 기도합니다.
새삼 깨어 있음과 끊임없는 기도가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봅니다.
끊임없이 기도할 때 늘 깨어있게 되고,
늘 깨어 있을 때 기도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깨어 있음 자체가 최고의 기도입니다.
주님께서도 오늘 복음에서 늘 깨어 있을 것을 강력히 권고하십니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집 주인이 언제 돌아올지, 저녁일지, 한 밤중 일지,
  닭이 울 때일지, 새벽일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 제자리에서 책임을 충실히 수행해야 합니다.
막연히 깨어 기도만 하고 살라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주어진 자리에서 자기 책임을 충실히 수행해야 합니다.
하여 여기 우리 수도자들은
항구히 주님을 기다리는 정주의 삶 중에도 늘 깨어 기도하면서 일합니다.
기도의 이상만 있고 노동의 현실이 없으면
공허하기 짝이 없는 가짜 영성생활입니다.
각자 주어진 현실의 소임에 충실하면서
늘 깨어 기도하는 여기 수도자들입니다.
땅의 현실에 깊이 뿌리내리면서
하늘의 이상을 향해 쭉쭉 뻗어가는 나무의 영성이 참 영성입니다.
주님을 기다릴 때 깨어 기도하게 되고
깨어 기도할 때 비로소 환상은 걷혀 지금 여기 제자리를 살 수 있습니다.

두려움과 불안, 허무와 무의미,
일상의 근심과 걱정의 환상의 안개 말끔히 걷힌
투명한 현실인 지금 여기를 살게 됩니다.
모든 나뭇잎들 다 떠나보내고
나목의 본질로 남은 수도원의 겨울 배나무들처럼
단순하고 진실한 삶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주님은 분명히 깨어
자기 책임을 다하다 주님을 맞이할 것을 당부하십니다.

“그는 집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권한을 주어
  각자에게 할 일을 맡기고, 문지기에게는 깨어 있으라고 분부한다....
  주인이 갑자기 돌아 와 너희가 잠자는 일이 없게 하여라.”

과연 주님이 오셨을 때 잠들어 있다면 얼마나 민망할까요.
그러니 늘 깨어 지금 여기 내 삶의 자리에 충실하는 것이 제일입니다.
그 어디도 아닌 지금 여기 내 삶의 자리가 주님을 만나는 자리입니다.
이 책임의 자리 떠나면 그 어디에서도 주님을 못 만납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총을 생각하며
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우리 모두는 어느 모로 보거나 그리스도 안에서 풍요로워졌습니다.
하여 이 은총의 대림시기,
어떠한 은사도 부족함이 없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늘 함께 하시는 주님의 은총과 평화가 깨어 주님을 기다리며
제 삶의 자리에 충실하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주님은 성실하신 분이십니다.

이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해 오시는 참 좋으신 주님은
우리를 끝까지 굳세게 하시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날에 흠잡을 데가 없게 하실 것입니다.

아멘.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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