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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에게 나타나신 예수님

 

 

사소한 상처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6 





   사소한 상처를 받지 않으려면 자기 목소리를 들으면서 살아가야 한다. 자기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자기를 존중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건강하게 살려면 남의 기준에 맞춰 살면서 좋은 사람 소리를 들으려 하지 말고 자신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살아가야 한다. 자기의 느낌, 판단, 자기가 하고 싶은 것에 귀를 기울이면서 살아야 한다. "아니오."라고 대답해야 할 때에는 과감하게 "아니요."라고 대답하고, "예."라고 대답해야 될 때에는 "예."라고 하면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는 우리 안에 있지 우리 밖의 다른 무엇이나 다른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의 눈치나 보면서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려는 행위는 그쳐야 한다. 우리 평화의 원천은 다른 이들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그리고 하느님 아버지 안에 있다.





   자기 느낌, 자기 판단을 소중하게 대한다는 것은 주체성을 가지고 산다는 것이다. 자기 주체성을 갖지 못한 이들은 우유부단하고 거절을 못 하며 자기 삶을 다른 이의 판단에 의지해서 살아간다. 이러한 사람들은 줏대가 없어 내려야 할 결정이나 판단 앞에서 자신감이 없다. 작은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다른 이에게 물어보고 또 물어본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준 서로 다른 의견 때문에 갈팡질팡한다.





   주체성이 없는 사람들은 자기가 없고, 자기 목소리가 없기에 "아니요."라는 말을 할 줄 모른다. 관계 안에서 생겨날 갈들이 두려워 거절하지 못하고 좋은 게 좋은 거란 식으로 타협하면서 산다. 이러한 사람들이 누리는 평화는 참 평화가 아니가. 그러기에 겉으로는 잔잔한 것처럼 보이지만 마음속에서는 우유부단한 자신에 대해 실망하고 분노한다. 이렇게 생겨난 부정적인 감정들이 쌓여서 머리가 아프고, 소화가 안 되고, 구토가 나고, 잠이 오지 않는 등 생리적 현상까지 나타나는 것이다.





   나 역시 지난 시절 꽤나 착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고 살았다. 착한 것은 좋은 데 착한 만큼이나 줏대가 없이 살아왔다. 얼마나 자주 "아니오."라고 해야 할 때 "예."라고 대답하고 나서 자신을 혐오하고 단죄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자신을 돌보기 시작하면서 내 목소리와 줏대를 갖고 살게 되었다. 이미 말한 대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돌보는 것이 영성 성장을 위한 첫 번 쨰 단계이다.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착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믿는 종교는 우리에게 자유인이 되라 한다. 엔터니 드 멜로 신부는 "착한 이들을 만들려는 종교는 사람들을 나쁘게 만들지만 자유로움으로 초대하는 종교는 사람들을 착하게 만든다. 그것은 자유로움이 사람을 악마로 만드는 내적 갈등을 다 부수어 버리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나는 더이상 착한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보다는 주체성을 갖고 자유롭게 살아가려고 애쓴다.





   사소한 상처에서 헤어나려면 그림자 투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림자란 우리가 의식하기를 거부하면서 무의식 상태에 내버려둔 우리의 어두운 면이다. 다른 말로 하면 그림자란 우리 의식이 빛을 향하고 있을 때 그 뒤에 드리워지는 무의식의 어둠이다.





   분석심리학에 따르면 관계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갈등은 우리 무의식 안에 있는 그림자가 투사되면서 생긴 것이라고 본다. 본시 그림자는 우리가 보기 싫어서 무의식 속에 가두어 버리는 것들인데 누군가가 이런 것들을 들추어내면 우리는 크게 화를 내고 분노하게 된다. 좀 더 쉽게 설명해 보자. 살다보면 주는 것도 없이 미운 사람이 있다. 그래서 종종 왠지 모르게 “그 사람이 싫다.” 라는 말을 한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그 사람이 싫고 보기만 해도 화가 나는 것이다. 그 사람만 보면 평소에 내가 의식하지 않고 있던 어쩌면 애써 외면하고 있던 열등감이 노출되어 성질이 나는 것이다.





   우리가 격렬하게 화를 내고 이유도 없이 상대를 죽도록 미워한다면 그것은 우리 안에 있는 그림자가 투사되어서 그런 것이다. 그러니 어떤 사람이 무슨 짓을 하든 내 마음에 안 들고 짜증나게 한다면 내가 미워하는 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그림자가 아닌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또 누가 무슨 말을 할 때마다 지나치게 반응한다면 문제가 되는 것은 상대방의 말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그림자를 건드리기 때문은 아닌지 보아야 할 것이다.





   내 의식 뒷면의 그림자를 건드리는 사람은 나와 비슷한 사람일 것이다. 내가 어떤 모임에 참석했는데, 그 모임에 유난히 나대고 말을 많이 해 눈길을 끄는 사람이 있어 꼴 보기 싫다면 아마도 내가 그런 사람일 것이다. 내가 바로 중심인물이 되려하고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일 것이다. 결국은 내가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그 사람과 나는 서로 비슷한 그림자를 갖고 있는 셈이다. 자석은 서로 비슷한 극끼리는 서로 붙지 않는다. 플러스극이 플러스극을 만나면 강하게 저항하고 밀쳐내고, 마이너스극과 마이너스극이 만나도 그렇다.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강한 사람이 강한 사람을 만나면 서로 밀쳐내고, 잘난 사람이 잘난 사람을 만나면 서로 밀쳐내고, 거룩한 사람이 거룩한 사람을 만나면 서로 밀쳐낸다. 덕을 닦겠다고 모인 수도자들이 서로 화목하게 지내지 못하는 것은 서로가 거룩하기 때문이다. 서로 비슷한 그림자를 가진 사람들끼리는 서로에게 위협적 인물로 비친다. 그러니 그림자 투사에 주의하여야 할 것이다.





   내가 나로서 행동하지 못하고 우리 안의 그림자가 주체가 되어서 행동한다면 예민한 반응을 하게 된다. 전체적 자아가 나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그림자가 나를 통제하는 것이다. 내 안의 그림자를 긍정적으로 전화시키려면 그 그림자에 의식의 빛을 비추어야 한다. 그림자를 직면하고 의식할 때 그림자는 더 이상 그림자가 아닌 것이다. <끝>


 




        ♠ 예수회 송봉모 토마스 S.J.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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